청산별곡(淸山別曲)

겨울의 끝자락 천마산을 오르다가 강설(降雪)과 조우하다 (20150218)|

천둥새 2015. 2. 20. 22:29

 

약 한 달 전에 눈 속의 복수초를 볼 생각으로 천마산 팔현계곡을 찾았는데, 복수초 군락지는 눈이 15Cm 정도 쌓여 있었고 복수초 새싹은 물론 꽃봉오리도 볼 수 없었다. 한 달이 지난 지금 쯤이면 꽃봉오리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상당한 기대를 했는데, 가보니 녹아서 얇아진 눈 속에 드문드문 가늘게 내민 복수초 싹은 볼 수 있었지만 여전히 꽃봉오리를 볼 수 없었다. 새싹의 상태를 보니 보름이나 스무 날 정도 더 지나야 볼 수 있을 것 같다. 오전 11시에 상봉역에서 경춘선 전철을 타고 사릉역에서 하차한 다음 경기 202번 버스로 갈아타고 오남저수지 입구에 12시에 도착하여 오남저수지를 거쳐 팔현계곡 복수초 군락지를 찾았으나 기대하던 모습은 볼 수 없어서 천마산 정상에 오른 다음 평내호평역 쪽으로 하산할 생각을 하였다. 팔현계곡 등로를 통해 천마산을 3분의 2쯤 올랐을 때 눈발이 약하게 날리더니 정상 아래 돌핀샘에 다다를 무렵에는 상당한 양의 눈이 내려 나무마다 피어난 아름다운 설화(雪花)가 온산을 경이롭게 만들었다. 돌핀샘에서는 한국인 여성 1명, 미국인 남녀 각 1명, 캐나다인 남성 1명으로 구성된 4명의 팔현계곡으로 하산하는 산객 일행을 만났고, 천마산 정상에서는 평내호평역 쪽에서 천마산을 올라와 원점회귀산행을 하는 산객을 만나 함께 하산한 다음 그 분의 배려로 차를 얻어 타고  평내호평역까지 편안하게 왔다. 물론 하산길도 함께 해서 무료하지 않았다. 이 글을 빌려 그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미리 의도하지 않은 이번 천마산 산행은 12시에서 17시까지 5시간에 걸친 산행이었고, 이번 겨울 내내 산행중 보지 못한 강설과 설화를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우연히 맞이하게 되어 설중복수초를 만나지 못한 서운함을 넉넉하게 보상받았다. 내일은 아침 일찍 가벼운 발걸음으로 형님댁에 설차례를 지내러 갈 수 있을 것 같다.

 

 

 

멸도봉과 시루떡바위

 

 

 

 

천마산 정상 부근의 설송

 

 

천마산 정상 부변의 설화

 

 

 

 

 

 

 

정상 주변의 설송들

 

눈 내리기 전의 천마산 언저리와 오남저수지

 

 

 

 

 

 

 

 

 

 

 

 

 

 

팔현계곡

 

 

 

 

 

 

 

 

 

 

 

 

 

 

 

천마산 중턱에 이르자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고생 끝에 정상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