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성 내 산영루(山映樓)는 북한산성 내 중흥사 앞에 위치해 있는 조선 후기의 누정이 있던 터이다. 태고사 계곡과 중흥사 계곡이 만나 합수되는 지점의 연못가에 위치하며, 산그림자가 수면 위에 비치는 곳이라 하여 산영루(山映樓)라 이름을 붙였다. 산영루의 첫 건립시기는 알 수 없으나 최소 고려 말 이전 시기인 것으로 보인다. 선조 36년(1603년) 이정구의 <유삼각산기>의 기록으로 보아 17세기 이전부터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산영루는 북한산성의 중심부에 위치하며, 팔도도총섭이 자리한 중흥사 앞 계곡가에 세워져 있는데, 凸자형의 평면 구성을 하고 있는 정교한 건물로서 뛰어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고 전한다. 특히 북한산과 산영루를 유람하고 기록을 남긴 사람들만도 허목, 송상기, 이익, 이중환, 유광천, 이덕무, 이옥, 정약용, 김정희, 이계서, 신기선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특히 추사 김정희와 다산 정약용, 성호 이익과 청담 이중환 등 조선 명사들의 흔적과 문향들이 많이 남아 있다. 시회의 장소로서 산영루는 몇 번의 중수를 거쳤는데 현재는 1915년과 1925년 홍수로 누각은 사라지고 초석 10매만이 남아 있다가 정부와 고양시가 최근에 복원하게 되었다. (위키백과사전 참조)
1896년 독일인 엘러(Otto E.Ehlers)가 촬영한 산영루 사진 자료
혜촌 김학수 옹이 그린 산영루 전경. 두 계곡이 합수되어 형성된 청담이 잘 표현되어 있다.
山映樓 -조선 선조 시기 任叔英-
月光穿樹鶴棲空: 달빛 내리는 숲 속 학은 높은 곳에 깃들고
霜葉蕭蕭乍有風: 서리 맞은 나뭇잎 소소한 바람에 떨어져
虛閣夜深凉露濕: 빈 누각 밤은 깊어 찬 이슬에 젖고 있는데
玉笛聲撤彩雲中: 옥피리소리 고운 구름 속으로 사라지네.
山映樓 -조선 정조 시기 정약용(1794년)-
巖蹊在斷見危欄: 돌길 잠시 그쳐 높은 누각 보이는데
雙腋冷冷欲羽翰: 겨드랑이에 날개 돋아 날아오르려 하네.
十院疎鐘秋色暮: 계곡 곳곳 절집의 드문드문 종소리에 가을 빛 저물고,
萬山黃葉水聲寒: 온 산에 낙엽이요, 물소리도 차구나.
林中繫馬談戱作: 숲 속에 말 매고 이야기 무르익는데
雲裏逢僧外貌寬: 구름 속에서 만난 스님 모습도 너그럽네.
日落煙霏銷蒼翠: 해 지고 안개 서려 산빛을 가리는데
行廚已報進杯盤: 부엌에서는 술상을 내간다고 알려오네.
山映樓 -조선 순조 시기 김정희-
一一紅林裏: 점점이 붉게 물드는 숲 속에
廻溪復截巒: 산은 감도는 시내로 나뉘었다.
遙鐘沈雨寂: 먼 종소리 비에 잠겨 고요해지는데
幽唄入雲寒: 그윽한 찬불소리가 구름 속에 서늘하구나.
石老前生憶: 돌도 늙어 전생의 추억 속에 잠겨 있고
山深晝日看: 깊은 산 종일토록 보노라.
煙嵐無障住: 떠도는 안개는 거침없이 산을 감돌고
線路向人寬: 오솔길은 사람을 향해 뻗어있네.
峰影隋橫側: 봉우리 그림자들 멋대로 옆으로 기울고
在樓仍滿樓: 누각을 비추니 누각 안이 또한 가득하네.
支空丹一氣: 허공을 버티고 있는 붉은 한 기운
積健束高秋: 힘을 모아 한가을을 붙잡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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